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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탄핵 대선이 환율에 미치는 영향, 정치가 경제를 흔드는 순간

by 더삶정 2025. 4. 24.

대한민국은 지금 극도의 정치적 전환기를 지나고 있다. 윤석열 전 대통령이 계엄령을 선포한 이후 헌법재판소의 결정에 따라 탄핵이 인용되었고, 이에 따라 조기 대통령 선거가 치러질 예정이다. 이처럼 전례 없는 정국 속에서 시장은 어느 때보다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특히 외환시장은 "정치적 불확실성"을 가장 빠르게 반영하는 거울 같은 존재다.

"원/달러 환율"이라는 숫자는 단순히 수출입에 영향을 주는 지표가 아니다. 그것은 곧 대한민국의 경제정책에 대한 신뢰, 정치적 안정성, 외국인 투자자의 기대와 우려가 녹아 있는 복합적 신호다. 특히 대선과 같은 정치 이벤트는 향후 수년간 경제 운용의 방향성을 결정짓기 때문에 외환시장에는 일종의 경고등처럼 작용한다.

탄핵 대선이 환율에 미치는 영향, 정치가 경제를 흔드는 순간
탄핵 대선이 환율에 미치는 영향, 정치가 경제를 흔드는 순간


경제학이 말하는 환율의 결정 요인

경제학에서 환율은 기본적으로 외환 수요와 공급의 함수다. 한 나라의 통화 수요가 높아지면 가치가 오르고, 수요가 낮아지면 가치가 떨어진다. 이 단순한 원리는 실제 시장에선 훨씬 복잡하게 작용한다. "이자율 평형이론"이나 "구매력 평가설" 같은 이론들이 이를 뒷받침하지만, 실제로는 정치적 리스크, 시장 심리, 글로벌 경제 환경 등 수많은 비경제적 변수들이 환율을 움직인다.

대선 시기의 환율은 특히 "정책 불확실성"과 "기대 심리"라는 두 축에서 크게 출렁인다. 새로운 정부가 들어서면 금리 정책, 재정지출, 대외 무역 정책 등 주요 경제지표에 영향을 줄 수밖에 없기 때문에, 시장은 대선 후보들의 공약과 정치적 안정성을 예의주시하게 된다.

 

대선과 환율: 한국의 실제 사례

한국은 과거에도 몇 차례 정치적 전환기를 경험했으며, 그때마다 환율은 민감하게 반응해 왔다.

  • 2007년 이명박 대선 당선: 이 후보가 경제성장을 강조하며 친기업 정책을 약속했을 때, 외국인 투자자들은 안정적인 성장 기대에 환호하며 원화 강세(환율 하락)로 반응했다.
  • 2017년 박근혜 탄핵 이후 조기 대선: 문재인 후보가 당선되었을 당시 초기에는 정치적 불안정과 정책 불확실성으로 인해 환율이 상승했지만, 이후 정부가 안정적인 외교 및 경제 기조를 유지하자 환율은 빠르게 안정됐다.
  • 2022년 윤석열 대선 당선: 당시 글로벌 인플레이션과 미국의 금리 인상 기조가 맞물리며 원/달러 환율은 급등했지만, 윤 정부의 규제 완화와 한미 관계 재정립이 일부 긍정적 시그널로 작용하며 등락을 반복했다.

이처럼 환율은 단기적으로는 정치 리스크에 흔들릴 수 있지만, 중장기적으로는 정책 일관성과 시장 신뢰 회복 여부에 따라 안정을 찾아간다.

 

미국 대선과 환율은 어떻게 다른가?

미국은 기축통화국이기 때문에 그들의 대선 결과는 전 세계 환율시장에 영향을 미친다. 예를 들어, 트럼프 전 대통령의 당선 당시 보호무역주의 강화와 중국과의 무역 갈등이 예상되면서 위안화뿐만 아니라 원화도 타격을 입었다. 달러가 강세를 보이면 한국의 수출 경쟁력이 약화되고, 그에 따라 환율은 상승 압력을 받게 된다.

또한 미국 연준(Fed)의 금리 정책은 세계 자본의 흐름을 좌우하는데, 이 역시 대선 결과에 따라 방향성이 달라질 수 있다. 따라서 한국의 환율은 국내 정치뿐 아니라 미국 대선 등 외부 변수에도 크게 좌우되는 구조를 갖고 있다.

 

지금, 그리고 앞으로의 원/달러 환율은?

윤석열 전 대통령의 탄핵이라는 초유의 사태 이후 치러질 대선은 "정책 대전환"의 신호로 읽히고 있다. 외환시장 참여자들은 새로운 대통령이 어떤 경제 철학을 바탕으로 금리, 세금, 통화정책을 조율할지를 예의주시할 것이다. 특히 다음과 같은 요소들이 향후 환율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다:

  • 정책 일관성: 단기적 쇼크 이후에도 정책이 일관되게 유지되면 환율은 안정될 수 있다.
  • 대외 신뢰도 회복: 정치 불안정은 외국인 자본 유출로 이어지며 환율을 상승시킨다.
  • 글로벌 금리 환경: 미국의 금리 인상 기조가 지속된다면, 한국은 자본 유출 압력에 직면하며 원화가 약세를 띨 수 있다.

지금 같은 격동의 시기엔 경제학 이론보다도 현실적 해석이 더 중요하다. 환율은 수학 공식처럼 정해진 답이 있는 것이 아니라, 시장이 어떻게 "예측"하고 "반응"하느냐에 따라 움직이는 생물과도 같기 때문이다.

 


이번 대선은 단순히 대통령을 뽑는 행위가 아니다. 그것은 대한민국 경제의 향방을 결정짓는 투표이기도 하다. 원/달러 환율이라는 숫자는 시장이 내리는 일종의 "신뢰 평가서"다. 불확실성 속에서 경제적 신호를 제대로 읽는 것이,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경제 시민의 자세일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