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혈압이란 무엇인가?
고혈압은 말 그대로 혈압이 비정상적으로 높은 상태를 말한다. 의학적으로는 수축기 혈압이 140mmHg 이상이거나, 이완기 혈압이 90mmHg 이상일 때 진단된다. 혈압이란 "심장이 혈액을 내보낼 때 혈관 벽에 가해지는 압력"을 말하며, 심장과 혈관의 상태를 반영하는 핵심 지표다.
그런데 문제는, 고혈압은 아무 증상도 없이 서서히 우리 몸을 망가뜨린다는 것이다. 그래서 "침묵의 살인자"라는 별명이 붙었다.
한국 중장년층의 가장 흔한 질환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한국인 3명 중 1명은 고혈압을 앓고 있으며, 50대 이후부터는 유병률이 급격히 증가한다. 특히 60대 이상에서는 절반 이상이 고혈압 환자다. 많은 이들이 약 없이 관리해보려다 더 큰 합병증을 겪는 이유는, 고혈압을 ‘가볍게’ 여겨서다.
하지만 고혈압은 단순한 수치의 문제가 아니라 심혈관계 전체를 위협하는 만성 질환이다.
고혈압의 원인은 단일하지 않다
고혈압의 원인은 "본태성 고혈압"과 "이차성 고혈압"으로 나뉜다.
- "본태성 고혈압"은 전체의 약 90%를 차지하며, 명확한 원인이 없다. 유전, 식습관, 운동 부족, 스트레스 등 복합적인 요인이 작용한다.
- "이차성 고혈압"은 신장 질환, 갑상선 이상, 특정 약물 복용 등 명확한 원인이 있는 경우다. 이 경우 원인을 해결하면 혈압이 정상으로 돌아오기도 한다.
즉, 고혈압은 단순히 나이 탓이 아니라 생활습관의 결과물이기도 하다.
고혈압이 무서운 이유: 합병증
고혈압 자체는 아프지 않다. 그래서 방치하기 쉽다. 하지만 그 대가는 크다. 고혈압은 다음과 같은 심각한 합병증을 유발한다:
- 뇌졸중: 혈관이 터지거나 막혀 뇌세포가 괴사한다. 고혈압은 그 주요 원인이다.
- 심근경색: 심장으로 가는 혈관이 좁아지다 막히면 심장근육이 괴사한다.
- 신장 질환: 고혈압은 신장을 망가뜨려 투석이 필요한 상황을 만들 수 있다.
- 망막증: 눈의 미세혈관이 손상되어 시력이 저하되거나 실명에 이를 수 있다.
고혈압은 결국 우리 몸의 가장 중요한 장기들을 서서히 손상시킨다는 점에서 매우 치명적이다.
고혈압의 증상은 없다, 그래서 더 무섭다
대부분의 고혈압 환자는 아무런 증상을 느끼지 못한다. 간혹 두통, 어지러움, 피로감을 호소하기도 하지만, 이는 혈압과 직접적인 연관이 없는 경우도 많다. 그래서 고혈압은 주기적인 혈압 측정 없이는 진단이 어렵다.
특히 50대 이후라면 아무 증상이 없더라도 매년 혈압을 측정해야 한다.
고혈압을 진단하는 방법
고혈압은 다음 기준에 따라 진단된다:
- 수축기 혈압 140mmHg 이상 또는 이완기 혈압 90mmHg 이상
- 반복 측정에서 동일 수치가 유지될 경우
가정용 혈압계를 사용할 때는 아침 기상 직후, 식사 전 조용한 상태에서 측정하는 것이 정확하다.
진단을 위해서는 연속적인 혈압 측정과 더불어 콜레스테롤 수치, 혈당, 신장 기능 검사도 함께 진행하는 것이 좋다.
고혈압 관리 방법: 약보다 중요한 건 생활
1. 식습관 조절
- 저염식: 하루 소금 섭취량 5g 이하
- 채소·과일 섭취 확대: 칼륨이 풍부한 식품은 혈압 조절에 도움
- 포화지방, 트랜스지방 줄이기
2. 꾸준한 운동
- 걷기, 자전거 타기, 수영 등 유산소 운동 주 3~5회
- 단, 고강도 무산소 운동은 일시적으로 혈압을 급상승시킬 수 있으므로 주의
3. 체중 관리
- 체중이 1kg 줄어들면 혈압이 약 1mmHg 낮아지는 효과
- 복부비만은 특히 고혈압과 관련이 깊다
4. 금연과 절주
- 담배는 혈관을 수축시켜 혈압을 상승시킨다
- 과음은 일시적으로 혈압을 떨어뜨리지만 장기적으로는 상승 요인
5. 스트레스 관리
- 심리적 긴장은 교감신경을 자극하여 혈압을 높인다
- 명상, 심호흡, 낮은 강도의 요가 등이 효과적
약물 치료는 언제 시작하나?
생활습관 개선만으로 혈압 조절이 어렵거나, 이미 뇌졸중·심장질환 위험 인자가 있는 경우, 약물 치료를 시작한다.
대표적인 고혈압 약물 종류는 다음과 같다:
- ACE 억제제: 혈관 수축을 막아 혈압을 낮춘다
- 칼슘 채널 차단제: 혈관 평활근을 이완시킨다
- 이뇨제: 몸 속 염분과 수분을 배출해 혈압을 낮춘다
- ARBs: ACE 억제제와 유사하지만 부작용이 적은 대안
중요한 점은, 약을 시작했다면 스스로 중단하지 말 것이다. 증상이 없다고 임의로 끊었다가는 되려 더 큰 혈압 변동을 초래할 수 있다.
마무리: 고혈압은 조절 가능한 질환이다
고혈압은 피할 수 없는 운명이 아니다. 정확히 알고, 생활을 바꾸고, 필요할 땐 약을 복용하면 얼마든지 건강하게 관리할 수 있는 만성질환이다.
특히 중장년층이라면 정기적인 혈압 측정, 식습관 개선, 스트레스 해소만으로도 큰 예방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조용히 다가오는 위험일수록, 먼저 알아야 대비할 수 있다. 지금 당신의 혈압은 안녕한가?
정확한 진단과 처방은 병원에서 의사와 상담하시기 바랍니다.